본문 바로가기
역사/유래

역사로 알아보는 음식이름들의 재미있는 유래 - 카르보나라편

by 랄피위글 2023. 2. 15.

어김없이 돌아온 랄피위글입니다. 저번 시간에는 우리나라 음식 이름들의 유래에 대하여 같이 알아보았었죠?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는데, 저 랄피도 음식들이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졌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우리들은 한식만 먹고 살지는 않죠. 햄버거, 피자, 커피 등등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중 상당수는 외국 음식이 많습니다. 그래서 랄피가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외국 음식 이름들의 재미있는 유래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그 첫 번째 순서는 카르보나라입니다. 흔히 카르보나라라고 부르는 이 음식은 크림 스파게티라고 하면 더 쉽습니다. 양파, 마늘, 베이컨 같은 재료와 함께 꾸덕꾸덕한 크림소스에 적셔진 파스타면을 빨아들이는 것을 생각하면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랄피의 입에 침이 가득 고입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먹고 싶네요. 하지만 원래 정통 카르보나라에는 지금과는 다른 재료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베이컨 대신에 관찰레라는 것을 사용합니다. 관찰레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햄을 만들 때 사용되는 돼지고기의 배 혹은 등 부위가 아닌 볼살이나 턱살 같은 머리 고기를 이용해 소금이나 후추만으로 오랫동안 절여서 말리는 방식으로 제작한 이탈리아의 전통 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한 우리가 오늘날에 시판 소스를 사용하지 않고 만들 때는 생크림, 우유, 치즈 등을 넣는다고 생각하는데, 이것 역시 현대로 오면서 많이 바뀐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처음에는 무엇을 넣었을까요? 바로 관찰레를 볶은 기름에 계란 노른자를 넣고 잔열에 손이 빠질 정도로 미친 듯이 휘핑했다고 합니다. 랄피는 아직 본토 파스타를 먹어보지 못했는데, 한 번쯤은 꼭 먹어보고 싶네요. 그래서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카르보나라는 언제 그리고 어떻게 유래가 되었을까요? 유력한 가설이 두 가지 있습니다. 그 중 첫 번째는, 광부들이 먹던 음식에서 유래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카르보나라는 이탈리아 중부의 라치오 지방에서 유래하였는데, 이페니니 산맥에서 일하던 광부들에게서 유래가 되었다는 가설입니다. 당시 광부들은 한 번 광산으로 들어가서 일을 시작하면 오랜 시간 동안 산에 머물며 일을 해야 했기에, 한 번 광산으로 갈 때마다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야만 했습니다. 당시 주식은 파스타였고, 자주 먹는 반찬인 햄과 계란, 그리고 관찰레같은 절인 고기를 이용하여 먹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카르보나라가 된 것이죠. 지금 우리의 오늘날로 치자면 주식인 밥과 자주 먹는 반찬인 김치와 스팸을 이용하여 '스팸 김치볶음밥'이 탄생한 것과 비슷할까요? 카르보나라처럼 훗날 세계 곳곳에서 스팸 김치볶음밥이 유명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가설은 카르보나리 당에서 유래되었다는 가설입니다. 카르보나리는 '숯장수'라는 뜻 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데, 1800년대 이탈리아에서 비밀리에 활동하던 비밀 혁명 단원들을 지칭하는 말 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비밀 결사의 이름이 카르보나리 당이었고, 거기 속한 단원들을 카르보나리라고 부른 것이지요. 단원들이 숯을 굽고 파는 숯장수로 위장했고, 숯장수라는 사회의 최하층을 스스로 자처하는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밀결사 카르보나리의 형성 배경에 대해 알아보자면, 1800년대 유럽은 나폴레옹의 등장으로 자유주의와 민족주의가 확산하던 시기입니다. 그 여파로 이탈리아에서도 민족주의가 확산하였습니다. 당시 이탈리아는 지금의 영토를 가진 단일국가가 아니었습니다. 여러 왕국이 그 지역에서 세력 다툼과 영토싸움을 하고 있었죠. 그러던 중에, 우리도 통일된 단일 국가를 건설하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던 이들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이 뜻을 함께한 조직이 바로 카르보나리이죠. 네, 카르보나리당은 이탈리아 통일을 지지하던 비밀 결사입니다. 또한 카르보나리 당의 최종목표는 입헌군주제의 확립, 다시 말해 공화국을 창설하는 것이었죠. 더불어서 어떠한 형태의 절대주의를 거부하고, 이에 맞서 평민의 기본 권리들을 보호하기를 원했습니다. 이들은 목적 달성을 위하여 무장 반란을 선동하자는 사안에 대하여 논의했던 바도 있습니다. 카르보나리랑은 거의 비밀리에 운영되었으며, 진보적인 이 당의 목표 때문에 보수적인 정권이 들어선 정부로부터 탄압받았습니다. 이것 때문에 그들은 그들 고유의 은어를 만들었습니다. 그들이 만난 장소를 baracca(바라카)라고 하였고, 당원들끼리는 "좋은 사촌"이라고 칭하며, 카르보나리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은 pagan(외부인)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독특한 입회식이 있었습니다. 당원들의 계급체계는 단순합니다. 견습생과 스승이라는 두 계급으로 나뉘어 있었는데요, 스승이 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존재했습니다. 적어도 6개월 동안 견습생 생활을 보내거나 입회할 때 이미 프리메이슨이면 된다. 쉽게 말하자면, 군대를 입대할 때 간부로 입대하는 것과 비슷하겠죠? 입회식은 그들의 이름에 걸맞게 숯 판매를 하는 행위를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1800년대 초반에 카르보나리는 무력으로 양 시칠리야 왕국에 입헌군주제를 확립하고자 하였습니다. 양 시칠리아의 부르봉 왕 페르난디도 1세는 그들에 반대하였습니다. 보나파르티스트인 조아킴 뮈라는 이탈리아를 통일시키고 하나의 독립된 국가로 만들기를 기원했습니다. 1815년에 페르디난도 1세는 그의 왕국을 세웁니다. 나폴리 왕국의 결사는 귀족부터 천민까지 직업군의 범위를 망라하였으며 작은 도시 중산층이었습니다. 교황령에 많은 비밀모임이 있었는데요, 이에 추기경 에르콜레 콘살비와 바르톨로메오 파카는 비밀모임을 금지하는 포고령을 내렸습니다. 이 포고령으로 인해 비밀 모임의 당원이 되거나 그 결사에 참석, 회의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금지되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