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기 혁명을 통해 급급한 의식주의 문제를 해결한 인류는 여러 기술들을 연구하였습니다. 그중 금속을 제련하는 기술이 발전해 나가게 됩니다. 그렇게 발전한 선진적 금속 제련 기술로 구리를 제련하여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게 됩니다. 그 도구가 청동기이고, 이 시대를 청동기 시대(靑銅器時代)라고 부릅니다. 이 시기를 청동기 시대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만큼 청동기가 전과 후의 시대와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상징적인 특징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맞습니다. 이 전의 시대인 석기시대와 구분했을 때, 돌을 이용한 석기 대신에 청동기가 주요한 도구로 사용되는 시대를 말합니다. 그리고 이 뒤의 시대는 철기를 사용하는 철기 시대인데, 돌과 철기 사이의 과도기적 역할을 하는 시기입니다.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를 이어주는 간석기 시대가 떠오릅니다. 하지만 모든 지역에서 청동기 시대가 신석기 시대 이후에 도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대부분 지역은 신석기 시대에서 곧바로 철기 시대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일본 또한 철기의 이용이 보급된 이웃 지역으로부터 석기를 사용하는 지역에 청동기와 철기 모두가 전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반면, 한반도의 경우 비파형 동검, 다뉴세문경, 등 고도의 청동 가공 기술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청동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주요 재료는 구리와 주석입니다. 이런 광물 자원을 확보하는 것과 불을 이용한 야금법(metallurgy)이 청동기 제작의 주요한 이슈입니다. 야금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금속의 추출, 가공, 성형 등을 모두 포함하는 금속을 다루는 기술 전반을 칭하는 말입니다. 청동기의 획득으로 인류는 석기 시대보다 더욱 농업 생산의 효율성을 향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체제가 급속도로 발전하게 됩니다. 더불어 직업도 세분되고, 문화 수준도 향상됩니다. 오늘날 남아있는 청동 유물들은 도구와 무기뿐 아니라 가끔 종교적인 예식에 쓰이는 물건들이 발견되기도 하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청동기 시대의 기원에 관한 의견은 여러 의견이 팽팽히 대립할 만큼 학계에서 논쟁거리가 되곤 합니다. 이를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유일 기원론과 다원론 그리고 중심지론 입니다. 우선 유일 기원론은 한 곳에서 발생한 후 여러 곳으로 전파되었다는 의견입니다. 이 유일 기원론은 어디를 그 한 곳으로 삼느냐에 따라서 알타이산맥 일대와 오리엔트 일대라고 주장하는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알타이 설에서는 이 근방의 시베리아 예니세이강 상류 지역에 황금과 동과 같은 광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 광물 자원을 바탕으로 청동기가 발전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리엔트 설에서는 청동기가 두 길을 따라서 전파되었다고 주장합니다. 한 길은 다뉴브강을 통해 유럽으로, 또 다른 강은 러시아 남부 지역을 거쳐 시베리아와 중국으로 전해졌다고 주장합니다. 다음으로 다원론은 청동기가 지역별로 서로 다른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출현하였다는 의견입니다. 한자 그대로 기원지가 여러 곳이라는 뜻입니다. 다원 설도 그 기원지를 어디로 보느냐에 따라서 동양의 여러 지역에서 기원하였다는 오리엔트 기원설, 지금의 중국 지역에 해당하는 곳에서 기원하였다는 안양 은허 기원설, 그리고 알타이산맥 기원설이 있습니다. 유일 기원론과 동시에 언급되어있는 지역은 그만큼 청동기 유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중심지론 입니다. 이 중심지론은 앞의 두 의견을 절충한 의견입니다. 다시 말해, 한 중심지에서 발생한 후 각지에 2차 중심지를 형성하여 발달하다가 다시 파급되어 제3의 중심지를 만들어왔다는 의견입니다. 요약하자면, 청동기 시대의 기원에 관한 여러 의견은 어떻게 파급되어 나갔느냐에 따라 유일 기원론, 다원론, 중심지론으로 나뉘고, 각각의 의견은 그 중심지 설정에 따라서 세분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앞서 청동기 시대는 지역에 따라서 그 단계가 뚜렷하기도, 혹은 존재하지 않기도 한다고 말 한 바 있는데, 지역별로 청동기 시대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청동기의 흔적은 상당히 이른 시기에 나타납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수메르(현 이라크 지역), 나일강 부근의 이집트 문명이 대표적입니다. 해당 지역에서는 기원전 3500년경부터 히타이트가 출현하는 기원전 1500년 전후까지를 청동기 시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기원전 1800년에서 기원전 1600년경 사이에 시작된 우네티체 문화가 청동기 시대에 해당합니다. 다음으로 중앙아시아입니다. 앞서 기원론에서도 자주 등장했던 지역인 알타이산맥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알타이산맥은 현재 남부 러시아와 중앙 몽골을 관통하는 지역입니다. 알타이산맥은 세이마-트루비노 현상을 만든 문화적인 수수께끼의 기원점으로 밝혀졌습니다. 학계에서는 기원전 2000년경 급격한 기후변화가 생기고, 생태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빠른 변화와 대량의 이동으로 인해, 서쪽으로는 유럽의 북동쪽, 동쪽으로는 남동 중국, 베트남, 타이 등으로 4,000마일의 이동이 생겼으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인더스강 부근의 인더스 문명에서도 청동기의 흔적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유물들이 출토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동선 청동북이라고 불리는 신석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최초의 청동북이 베트남 홍강 삼각주와 중국 남부 지역에서 발굴되었습니다. 이것은 베트남의 동선 문화와 관련 있는 유물들입니다. 태국의 반치앙에서도 기원전 2100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동기 유물이 발견되었습니다. 버마의 냥간 지역에서도 석기 유물과 함께 동기가 발굴되었습니다. 이것은 기원전 1500년에서 기원전 5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물들이므로, 상당한 고고학적 연구 가치가 있는 유물들입니다. 중국에서는 청동기 시대를 언제로 정의하느냐에 많은 의견이 있었습니다. 유럽에서 적용되는 구분을 사용할 경우 맞지 않는 문제점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두 가지 요인에 의해 청동기 시대를 정의합니다. 야금 기술을 갖춘 철기 시대의 등장과 지속적인 청동기, 무기, 제례 도구의 사용에 대한 기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초의 청동기는 기원전 3100년경에서 기원전 2700년경에 이르는 마자야오 문화 유적에서 발견되며, 그때부터 사회는 점차 신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를 병행하고 있었다는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청동기 시대는 은나라부터 춘추 시대까지인 기원전 1600년부터 기원전 400년까지 청동기 시대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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